2005년 발간된 책이니까 벌써 꽤 오래되어버린 책이다. 간만에 책장을
정리하고 나서 보니 눈에 띄어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나는 게임회사를 다니지는 않았지만, 외환위기 + IT 붐이 일던 시기에
프로그래머로써 사회 초년생활을 시작했기에 나의 생활은 이 책에
묘사된 게임 개발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기억나는 부분은 회사에 침대를 갖다놓고 새벽에 자고 점심때
일어나는 생활에 대한 묘사였다.
아마도 요즘 IT 회사는 더이상 이런 생활을 하지 않을꺼라고 믿는다.
(물론 나도 더이상 이런 생활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시절 우리들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그냥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 되는줄 알았다) 주7일 근무를 했고, 그렇게도 많이
스타를 했다. 가끔은 스타를 하는 시간과 일을 하는 시간이 비슷한
경우도 꽤 되었다. (8시간 근무, 8시간 스타, 8시간 수면)

책을 보다보면 게임 개발자들이 담배를 펴 대는 장면이 거의 매
장마다 나온다. 책의 저자가 비흡연자일꺼라고 추측되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흡연장면이 많은것을 보면 역시 게임개발자나 어플 개발자나
담배 펴대는것은 비슷했구나... 라고 생각을 한다.

그당시의 나도 그렇게 담배를 많이 피웠고 그렇게 스타를 많이 했었고
그렇게 야근을 많이 했었고, 그렇게 건강을 많이 해쳤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책속에는 이런저런 암울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보겠다는 소박한 꿈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뭉클하다. 그당시의 난 그런 꿈도 없었으니까.

Posted by 키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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