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토런트질을 하다 '나는 전설이다' 를 보게되었고 어쩌다 오메가맨이 생각이 나서 오메가맨을 보게 되었다.

어렸을때 주말의명화(혹은 명화극장)을 아버지랑 빼먹지 않고 보는것은 정해진 규칙적인 생활중의 하나였다.

오메가맨을 주말 저녁에 보았는지 아니면 주말 낮시간에 방영할때 보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혈청을 넘겨주고 죽는 장면만은 오랬동안 기억에 남아 있었고, 오랬만에 그 장면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

자막도 없이 다운로드 받은 영화라서 대충 대충 넘어가며 보았는데, 상당히 곤혹스러웠던것은 영화가 내 기억과 너무 다르다는 점이었다.

나는 마지막 장면을 헬기 + 주인공의 죽음 + 혈청을 건네주는 장면으로 계속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헬기 추락 장면은 초반에 나오는 장면이었고, 혈청도 아이에게 건네주는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건네받은것은 아이도 아니였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영화의 주요 장면이 짬뽕이 되어서 섞여서 머리속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오랬만에 들추어본 추억속에 멋졌던 옛 영화는 다시보니 그다지 멋있지도 않았고, 그다지 감동적이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나의 기억력이 불완전 하다는것을 증명까지 해주었다.

나는 얼마나 많은 기억들을 왜곡된 채로 가지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고 무서워졌다.
 
Posted by 키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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