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원래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리를 잘 안하는 성격(이라기 보다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개발에 관련된 글을 찾다보면 제대로 정리된글을 찾기도 힘들고 관리도 잘 안된다.  

대표적인 예로 위키 백과 http://ko.wikipedia.org  를 봐도 우리나라 국력이나 인구수에 비해서 그 항목수, 양, 질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매우 떨어진다.

나 자신도 정리를 위해서 이것저것 글을 써 보지만 뭔가 글을 쓰면서 정리를 한다는것이 매우 어렵고 지루한 작업이라는것만을 깨닳고는 했다.

* 엔하 위키라는 사이트가 있다. http://angelhalowiki.com/r1/wiki.php/

최근 이 사이트를 웹서핑하는것이 내 잉여시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항목수는 이미 위키백과의 한글 항목수에 근접해 있고, 글의 양은 아마도 위키백과를 뛰어넘을 듯 하다. 

글을 보다보면, 애니/게임/밀러터리/자연과학/역사/인터넷 용어/성우/영화/인물/가수/배우/철도/인형/...  심지어는 AV 항목까지 매우 다양한 항목이 매우 잘 정리되어 있다. 

즉, "오타쿠"가 존재하는 관심 분야의 글들은 여기가 제일 잘 정리되어 있다. 정리를 안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 이유는 "귀찮아서"가 제일 큰데, 그 귀찮음을 극복한 오덕들이 모인 결과물인 것이다. 


* 물론 한계는 있다. 위키백과 항목을 보다가 틀린 부분이 거슬려서 좀 수정할라 치면 관리자들이 들러 붙어서 그 출처를 대라고 난리다.  내가 그냥 "알고" 있는 지식인데 그걸 위키백과에 쓸려면 "근거 출처"를 대라고 하는것이니 참 난감하다. 그래도 위키백과가 이미 공신력을 가지고 있는 사이트로 인정을 받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인것은 이해한다.

이에 반해서 엔하위키는 출처를 요구하지 않는다. 따라서 정말 아무나 자유롭게 글을 쓸수 있다. 문제는 정말 자유롭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X 라는 항목에서 A 라는 사용자가 비판의 글을 쓴다. 그글을 본 B 라는 사용자는 그 비판에 대한 반박을 쓴다. 그러다 보니 "X 는 이러이러한 이유로 열라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찌어찌한 이유 때문에 그런것이니 어쩔 수 없다." 라는 식으로 문단의 시작과 끝의 논조가 다른 경우가 정말 많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 한다니까..)

이런 이유로 단순히 사실을 나열한 글이 아닌 엔하위키의 항목을 읽을 때에는 항상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자각하고 글을 읽어야만 한다. 

하지만 엔하의 이런 특성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내가 모르는 분야의 글이야 내가 사실 여부를 모르니 어쩔 수 없지만, 내가 좀 아는 분야의 글을 보다가 틀린 부분을 읽게 되면(왜 수정하지 않냐고 비판할수 있지만,.... 한두개 항목만 수정하다 보면 한나절이 후딱이다. ㅠ.ㅠ 정말 오덕력이 넘치지 않고서는 힘든 작업이다.) 사람들이 어떤 "오해"를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즉, "사실"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사실이라고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 알게 되는것이다.



Posted by 키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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