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니까 대략 25년전 쯤으로 기억한다. "아이디어회관 SF문고" 라는 이름으로 해외의 명작 SF 수십편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전집으로 출간이 되었었다. 그중 상당수는 어린이용이 아닌 원작 그대로 다시 출간되었는데 최근 SF 를 찾던중 이 책의 줄거리를 보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원래 책의 줄거리를 거의 다 기억해 낼 수 있었다. 몇년전 읽었던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범인이 누구였었는지 기억해 내느라 고생할 만큼 내 기억력이 좋지 않다는것을 감안할때 거의 25년전 읽었던 책의 줄거리를 전부 기억하고 있고, 많은 인상적인 부분을 기억해 낼 수 있었다는것으로 볼때, 이 책은 어렸을때 나에게 큰 인상을 남겼었나보다.
* 아이디어회관 SF 문고를 생각할때마다 기억나는것은 그 특이한 삽화다. SF 소설은 그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 삽화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리폰 북 시리즈를 좋아했던 이유중의 하나는 책 표지의 삽화였었다. SF 를 배경으로 하는 그 유화들을 보고 있으면 왠지 그리움? 같은게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아이디어 회관 SF 문고는 책 중간중간 삽화가 여러장 있었는데 - 아마도 국내 작가가 그린 그림은 아니었을거라고 생각된다. 아마도 일본 작가쯤 되지 않을까 추측한다 - 그 삽화들이 상당히 특이한 그림체를 가지고 있어서 - 전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그림이 아니다 - 수십년이 흐른 지금도 그 삽화가 기억난다.
* 어찌되었건 과거의 기억을 찾아서 이 책을 다 보았다. 과거의 인상적인 장면들도 되집어 보았고, 아동용으로 어떤 부분이 삭제되었었고 얼마나 축약되었는지 비교를 해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딱히 좋았던것만도 아니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완역판을 보고난후 그다지 만족스럽지만은 않구나.... 하는 느낌 정도 ?
* 책 내용 자체는 참 재미있다. 문제는 내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소설속의 천재가 여렸을때 읽었을때와 달리 그다지 천재로 느껴지지 않는다. 소설이 써진후 한참이 지나서인지 소설가의 천재에 대한 서술이 그다지 와닫지 않는다.
참고: 아이디어 회관 직지 프로젝트 http://paedros.byus.net/sfjikji/book/index.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