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건물을 짓는데 설계도면이 없이 대충 그때 그때 말로 지시를 하거나, 한층 한층 올라갈때 마다 도면이 나오면 어떤 느낌일까?

전통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때도 사람들은 비슷한 생각을 가졌었다. 소프트에워에 대한 UI 와 DB 구조, 클래스 관계도는 상세한 설계서가 존재를 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소프트웨러를 개발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애자일 방법론은 좀 다른듯하다. 완벽한 설계문서가 없이 개발을 시작하고,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개발 목표나 설계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드라마들은 대부분 드라마 제작 기간과 드라마 방영기간이 겹친다. 즉, "사전 제작"을 하지 않는다. 사전 제작이란 드라마를 다 촬영한후 방영을 시작하는것을 말한다. 웃긴점은 사전 제작이 훨씬 안정적으로 제작할수 있을것 같고 결과물도 더 좋을듯 한데... 실제로 최근 사전제작으로 방영된 드라마는 대부분 흥행에서 실패를 하였다.

사전제작의 반대를 실시간 제작이라고 불러보자. 실시간 제작 드라마는 결말이나 대본 자체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을 하기도 한다. 쪽대본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걸 제일 잘 보여주는 드라마는 "온에어" 이다. 드라마 스토리 자체가 드라마 촬영을 배경으로 하는데, 촬영 스케줄에 문제가 생기자 작가가 쪽대본을 써서 넘기는 장면이 "아주 멋있게" 표현을 하고 있다. 드라마 스토리를 보면 작가가 순발력 있게 대본을 써서 넘기는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걸 느낄수 있다.

온에어는 아주 재미있게 본 드라마인데, 마지막 편은 완전 꽝이었다. 실시간 제작 드라마를 보다보면 마지막편에 완전히 시간에 쫓겨서 개판으로 만드는 경우를 종종본다. 방영 시간이 조정되어서 한편 분량으로 끝맺어야 할것을 두편으로 늘리다 보니 스토리가 질질 끌리기도 하고, 시간을 들여서 CG 를 하던 적당한 날씨를 찾아서 촬영을 해야할 것을 급하게 촬영하기도 한다. 환상의 커플 마지막편에 눈발 날리던 장면은 정말 눈물없이는 볼수가 없었다.  CG 를 쓰는것도 돈도 돈이지만, CG 작업 자체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작업인데, 실시간 제작으로 만들다 보니 CG 개발사에 시간을 제대로 주지 못하는듯 하다. 꽃보다 남자의 CG 나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의 CG 를 보면 분명 드라마에 돈이 없어서 그런건 아닐텐데 정말 눈물나는 CG 였었다.


어찌되었건 결말조차 정해지지 않은채 촬영하는 드라마가 흥행에서 성공을 하는것을 보니 나름 실시간 제작 드라마도 사전 제작 드라마에 비해서 장점이 있기는 있나 보다.


Posted by 키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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