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있는 책인건 알고 있었는데, 책값이 비싸서 사서 볼 생각을
못했었었다. 그러다, 지인의 책을 빌려서 볼 수가 있게 되었다. 
대학시절에는 1년 내내 도서관의 책을 빌려 봤었는데 - 남들은
도서관에 공부하러 다녔는데, 나는 책 빌리러 다녔었다 - 최근에는
책을 빌려서 본적이 거의 없었던듯 하다. 굳이 책을 빌리고 갚고(?)
하는 일들이 귀찮기도 하고, 몇일안에 책을 다 읽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싫어서 그런가 보다.

* 책은 매우 두껍고 활자도 그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협지를
읽듯이 매우 빠르게 읽어 나갔다. 내용이 재미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내용도 거의 무협지(?) 수준 - 책에 대한 비하적 의미가 아니다. - 
이었기 때문인듯 하다. 45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을 추석 연휴이틀동안
짬짬이 다 읽어 버렸다.

* 글을 읽다 보니 묘하게 다른 형태의 소설이 -글쓴이의 의도와 다르게 -
떠올랐다. 그 다른 형태의 소설이란 조폭이나 폭력 집단에 대해서
쓴 글들이다. 이런 글이나 영화 - 조폭영화 - 를 보면 그  자체는 
폭력집단의 비열함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했지만 묘하게 폭력 
집단의 행동이 멋있게 묘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책은 삼성에서 행동대장급으로 활동하던 사람이 쓴 글인데, 묘하게도
그러한 행동이 멋있게(?) 보이는 사람이 있을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 글의 끝부분을 읽다가 문득, "이게 영화라면 마지막에 최소한 해피
엔딩을 위해서 이건희가 실형 - 정말 짧은 - 을 받고 잡혀가면서 
주인공을 한번 뒤돌아 보면서 이를 가는 장면이 나올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이미 결론은 알고 있었다.

* 이명박 정부가 명시적이던 묵시적이던 자신에게 반대를 하다
헛점을 보인 수 많은 사람들에게 확실한 보복을 해준 덕분에 요즈음
다시 코렁탕이라는 말이 유행을 하고 있다. 
즉, 이명박 정부는 확실히 보복을 한다는것을 사람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켜준것이다. 
이 책을 보면 삼성도 확실히 보복을 한다는것을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글쓴이는 아마도 정의를 위해서 이 책을 썼겠지만, 이 책을 읽은 이들은
정의 보다는 삼성의 주먹이 더 가깝구나 라는 생각을 품게 될지도
모르겠다.

* (이전에도 비슷한 글을 쓴적이 있지만) 왕조시절에 세습 체제는
체제의 유지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었다. 공정한
방법으로 우수한 권력자를 뽑고 그 권력을 유지시키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왕권신수설등을 사용했던 것이다.
이제는 세월이 바뀌었기 때문에 조직을 위해서라면 경쟁을 통해서
우수한 인재를 수장으로 뽑는것이 훨씬 좋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의 재벌들은(마치 북한처럼...) 아직도 세습체제를 선호하고 있다. 자유 경쟁에 의해서 우성인자가 끌고 가는 무리가 아닌, 세습에 의해 유지되는 조직이라면, 정말 언젠가는 이들이 스스로 도태되어 버리거나, 도태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억지로 경쟁자를 억누르면서 계속 세습 체제를 유지한다면 북한처럼 외국과의 경쟁에서 탈락하게 될지도 모른다.

* 간혹 어르신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삼성은 잘하고 있으니까 좀 잘못한게 있어도 봐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한다. 그러면 나는 되묻는다. 만일 학교에 우등생이 하나 있는데, 이놈이 담배도 피고 술도마시고 기타 등등 나쁜짓을 해도 우등생이니까 봐줘야 할까요? 만일 봐준다면 그게 그  우등생에게 과연 좋은 영향을 끼칠까요? 라고.
삼성이 돈 많이 버는것도 사실이고 좋은일도 많이 하는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법위에 군림하는것은 결국은 자멸을 도외주는 길이다. 잘하는 아이일수록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

Posted by 키플러
,